20190903 : 조국에 대한 개인적 잡상
이십대 초반에 읽었던 <진보집권플랜>이라는 책을 다시 꺼내든다.
요즘 핫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와 오연호의 대담을 묶은 책이다.
글쎄. 금수저는 진보하면 안 되냐고?
프리드리히 엥겔스라는 사람이 있다. 칼 마르크스의 평생의 친구이자 정치적 동지, 사회주의 사상가이자 혁명가였던 엥겔스는 아이러니하게도 '자본가 계급'이었다. <엥겔스 평전>을 읽든, 엥겔스가 등장하는 영화를 보든, 자본가로서의 계급적 위치와 지향하는 삶에 대한 간극을 두고 외적 내적 갈등을 보여주는 장면이 항상 등장한다. 그렇지만 이백년이 지난 지금 엥겔스를 두고 자본가는 노동계급의 해방을 외칠 수 없다고 비판하는 사람은 없다. 엥겔스는 자신의 삶을 통해 증명했기 때문이다. 진보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으로 실천하는 것이다. 조국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이것뿐이다. 온갖 의혹에도 빡세게 버티는 걸 보면 검찰과의 싸움도 빡세게 버틸 것 같긴 하다. 그냥. 진보라는 단어를 보니 괜히 한 마디 하고 싶어서 끼적거린다.
ps 1. 후보자께서는 본인이 기계적 유물론자가 아니라 하셨던데. 차라리 기계적 유물론자였다면 자신의 계급적 위치에 대해서 한번 더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뻘생각도 드네.
ps 2. 이건 진짜 뻘소린데, 스티븐 제라드가 만약 제라드가 아니라 훔바훔바였다면, 이라는 얘기가 웃음을 줬던 것처럼 만약 조국이 아니라 훔바훔바였다면, 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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